문화원에서 빌려 읽은 책이다. 솔직히 바느질은 내가 잘하는 분야는 아니다. 아니 잘하는건 고사하고 평균 이하라고나 할까? 단추 하나를 달아도 실이 꼬이고 바늘에 찔리곤 한다. 하지만 문화로 접근한 바느질은 참 재미있다. 한 땀 한 땀 고운 색과 문양들이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수 뿐만 아니라 보자기, 한지 공예 등 전체 규방문화를 소개한다. 이 책을 보면서 우리 자매 중 유난히 바느질 솜씨가 좋은 동생이 생각났다. 이건 동생이 직접 만들어서 선물로 준 조각보. 정말 예쁘다. 색 배치나 도형의 모양, 바느질 한 땀 한 땀이 조화롭게 어울린다. 주변의 모든 것을 소중히 여기고 아름다움으로 꾸밀 줄 알았던 우리네 여인들....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고운 마음이 보인다. (솜씨없는 내가 조선시대에 태어..
오강남 지음 캐나다에서 종교학을 가르치는 오강남 교수의 책 중에 전에 읽은 '세계 종교 둘러보기'가 종교에 대한 객관적 지식을 알려줘서 유익했는데 이번에 아는 분에게서 추천 받은 책은 불교에 대한 책이다. 불교에 대해서는 그냥 좀 개론수준 정도만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은 기독교적 관점으로 접근해서인지 좀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뉴스를 보면 세계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온갖 부정과 부패가 심하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인터넷 상에 뉴스가 넘쳐난다. 달라이 라마가 말한 종교의 두 가지 기능이 우리의 마음을 부드럽고 착하게 하는 것과 우리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그것을 이기고 설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라했는데.. (P. 234) 분쟁을 겪고 있는 종교단체들을 보면 마음은 각박하고 미움으로 가득할 뿐 ..
언제나 기대를 져버리지않는 책이다. 종묘, 창덕궁, 창덕궁 후원, 창경궁의 4부로 이루어진 답사기는 가지 않았음에도 눈 앞에 있는듯 생생한 느낌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항상 읽을 때마다 나의 무지를 일깨우는데 특히 이번 궁궐편은 건물과 그 건물을 사용한 왕들의 이야기도 좋았지만.... 그냥 한국건축의 특징인 자연과 조화로움을 나타내는 정원, 정자, 연못, 길 등의 분위기를 설명해준것이 더 좋았다. 사실 고궁에 가면 위압적이지 않은 단아한 권위, 규모가 크지 않아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포용감. 아무튼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느낌들이 있는데... 이 책은 글로만 읽는게 아니라 마음으로 읽고 또 눈으로 확인해야 되는 책인데.. 마지막 눈으로 확인할 기회를 잡기 힘드니 아쉬울 뿐이다. 그렇지않아도 문화원 강의실에..
전에 볼 기회를 놓쳤던 영화였는데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 다시 며칠 동안 상영했다. 그래서 이번엔 밤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보고왔다.워낙 많은 사람들이 추천한 영화이고 또 유명해서인지 영화관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캐나다의 밤도 나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데가 있었네. 1700년대 영국왕실을 배경으로하는 이영화의 중심인물은 세 명이다.앤여왕 - 여왕이지만 앤이 상징하는 것은 외로움과 고독, 상실.17명이나 되는 자식을 잃고 대신 토끼를 키운다. 항상 사랑을 갈구하고, 상실감에 폭식을 하기도하고또 한없는 육체적 고통에 빠져있다.사라 - 여왕의 친구이자 여왕의 대리. 정치와 권력을 상징한다. 하지만 사라는 정치적 권력과 카리스마를 가지고 여왕의 무한 신뢰를 받고 있음에도 다른 사람의 고통에는 공감하지 ..
대학시절 즐겨 읽었던 문학사상. 한참을 잊고 있었는데... 이 책을 빌려 읽었다. 1972년에 창간되어 이번 2019년 1월 호가 555호라니.... 문학잡지가 몇 십년을 이어온다는게 쉽지않을텐데.....특히 요즘은 디지털 시대라 모든 정보와 지식을 스마트폰으로 쉽게 접할 수 있으니 책을 읽는다는 것 조차도 쉽지않은 것이 되었다. 그리고 문학사상의 이상문학상 수상집은 젊은 시절의 나에게 문학적 감동을 준 책들이다. 캐나다에 오고 나서도 동생이 챙겨서 보내 준 이 책들은 문학과 향수를 달래준 귀한 책이다. 물론 단편소설들이 엄청 기억에 남는다거나 뭔 인생의 책... 이런 거창한 이름으로 남겨지지는 않았지만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마음을 울리는 삶의 모습들을 보고... 또 나름 인생의 지평을 한 발 한 ..
영화 그린 북은 너무 유명한 작품이라 시간을 내서 얼른 보고왔다. 이 이야기가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불과 몇 십년 전의 이야기라니.... 여러 예술 분야 중 클래식 음악은 참 어렵다. (개인적 견해) 뭔가 고급 문화의 느낌이랄까? 그런 피아니스트 돈 셜리는 상류층 앨리트의 고상하고 품위있는 사람. 아직 흑백차별이 있는 남부 도시의 순회 연주회에 운전 기사겸 보드가드로 일하게 된 토니. 토니는 이탈리아게 이민자로 뉴욕의 클럽에서 진상 고객을 관리하는 주먹 쎄고 배짱도 좋은 떠벌이.너무나 다른 성격의 두 사람은 두 달 동안 남부로 연주 여행을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영향을 주며진정한 자신을 찾는다는 마음 따뜻한 이야기이다. 몇 가지 인상 깊은 소재를 꼽으라면 난 파란 '행운의 돌'을 말하고 싶다.토니는 중간..
이 책의 주인은 다읽고나서 웬지 시험이라도 봐야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했다. 읽으면서 나도 100% 공감. 이 책주인과 스터디그룹이라도 조직해서 시대별로 정리라도 해야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많은 정보들이다. 이 책은 고대 이집트부터 시작해서 현대, 그리고 미술 뿐만 아니라 음악까지.. 예술과 권력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또 사회에서는 어떤 역할을 했는지 숲을 보듯이 설명한다. 역사 속에서 미술은 삶의 기록이고 사람의 이야기였다. 화가들은 자신만의 언어로 그 삶을 이야기한다. 마지막 장에서 ...예술이 우리에게 치유와 자유를 준다고... 예술적 감동을 통해 우린 고통과 슬픈 현실에서 삶의 기쁨으로 접근하며, 현실의 고뇌와 슬픔에서 잠시나마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결론을 맺는다. 두꺼운 ..
우리는 모르는 것에 대해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을 가질 수 있다. 미지의 것에 대한 환상, 아님 부정적인 이미지 .... 아프리카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영화나 동물의 왕국,사진 등에서 보여주는 대자연 그대로의 환상적인 모습. 한 번쯤 그 초원을 달리는 얼룩말을 보고 싶기도하고 또 노래로만 듣던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만나고도 싶다. 그런가하면 연말이면 등장하는 월드비젼의 아프리카 아이들... 질병과 가난으로 고생하는 모습들이 아프리카는 검은대륙이란 이미지를 자꾸 고착시킨다. 캐나다에서 생각보다 아프리카에서 온 사람을 많이 만났다. 먼저 살던 집의 옆집 주인은 이디오피아 할머니였는데... 그 집을 부룬디에서 온 분들에게 월세를 주었다. 부룬디에서 온 그 가족은 파티를 자주 열었고 나도 한 번 초..
임재범 노래 가사 중 "전쟁 같은 사랑. "이란 구절이 있다. 정말 그 표현 그대로 또 제목 그대로 이건 전쟁 같은 사랑의 이야기이다. 우선....흑백으로 보여주는 이 사랑은 흑백일수밖에 없고 또 흑백이어야한다. 폴란드의 소박한 민속노래가 정치 선전 도구가 되고 후반부에는 정체불명의 음악으로 변질되는 것은 우리가 예술을 통해 얼마나 타락할 수 있는지 예술이 가진 또 다른 얼굴을 동시에 보여준다. 그런가하면 자유롭게 음악을 하고 싶은 빅토르와 그 마음을 누구보다 알지만 함께 할 수 없는 여주인공 줄라. 운명적인 사랑이지만 선택의 순간에 항상 주체적 결정을 내리는 그녀는 신분을 숨기고 예술단에 가입하고, 망명을 하자는 빅토르를 따라가지 않고, 마침내 파리에서 빅토르와 녹음한 재즈풍 노래는 진짜가 아니라며 다..
나에게 있어 글쓰기는 어떤 의미일까? 블로그라는 새로운 형태의 글쓰기는 정말 개인적인 이유로 시작한 것이었다. 가족들과 떨어져 살고 있기에 그저 일상의 삶을 가족들과 공유하고 싶은 소박한 마음으로 시작한 글쓰기였다. 그래서 사실은 많은 사람이 보는 것도 또 누군가가 댓글 다는것도 그리 내키지않는 소극적인 마음. 언젠가 오타와를 잠깐 다녀간 분이 내 글을 읽었다고했는데... 그 땐 정말 쥐구멍에라도 숨고싶을 정도로..어색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은 글쓰기의 준비 단계부터 차근차근 전문적인 설명을 한다. 무엇보다 진지하게 글을 쓰려는 사람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난 그저 진솔하게 써야 된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독자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도.... 책모임을 함께하는 분들에게조차 난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