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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와 라이프

캐나다의 눈

오타와케이트 2019. 2. 21. 09:55

겨울나라 캐나다.
역시 그 이름값을 한다.
지난 주엔 눈보라가 불어서 (snow storm).... 학교도 휴교, 공무원들은 직장도 휴무, 우리도 수업이 취소되었다.
밤 사이에 거의 40~50 cm 눈이 왔는데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그 보다 훨씬 더 쌓인 곳이 많았으니까.

밤에 눈오는 모습.
어두워서 잘 안보이지만 가로등 불빛 아래 뿌옇게 보이는게 눈이 펑펑 내리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이 시간 길엔 아무도 없다.
그리고 아침.
현관문을 짜잔~~ 열어보니 !!!

문의 무늬 그대로 눈이 쌓여있고, 현관 앞은 그야말로 눈언덕.

제일 먼저 걱정은.....보일러의 배기관이 막혔을텐데...

길을 내면서 간신히 접근하여 배기구를 찾아 눈을 치우고....

울릉도의 우데기가 아마 이럴 때 필요한 듯...
이게 막히면 보일러가 문제생기니까...

한숨 돌리고 본격적으로 드라이브웨이 눈을 치우기 시작.
3단 고음이 아니라 눈치우기 3단계.


1단계- 배기구
2단계- 드라이브웨이
3단계- 스노뱅크

드라이브웨이는 평소엔 전체를 다 치웠지만..... 이젠 한쪽만 치우는거로...ㅠㅠ 사진에서 보듯이 (옆집 나무 덮인 모습) 눈을 치우는게 문제가 아니라 쌓아 올리는게 더 힘들다.

2단계 작업 후에 체력이 방전...
집에 들어가 다시 커피 한 잔 마시고...
다시 나와보니 무릎보다 더 높게 생긴 스노뱅크 (snow bank)이건 길 치우는 차가 지나가면서 길 위의 눈이 둑처럼 쌓이는 것이다. 눈이 단단하고 무거워서 제일 치우기 힘들다.
너무 큰 스노뱅크에 멘붕이라 사진도 못찍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앞집 아줌마 차가 그 집 드라이브웨이를 나오다 그만 스노뱅크에 걸려 헛바퀴 돌며... 고생하고 있는게 아닌가?
평소 유난히 많은 식구들이 들락날락하는 집인데.... 아무도 나와 도와주지 않고 아줌마 혼자 고생...

오지랖 넓은 이 동양아줌마가 참견을 한다. 전진했다 다시 후진해봐라~~ 소금(염화칼슘???) 아무튼 제설제를 바퀴 밑에 뿌려봐라~~
 (아줌마는 팔레스타인 출신이라네... 두바이 살때가 좋았다고..ㅋㅋㅋ )
아무튼 극적으로 차를 뺐고 연신 " Thank you!"를... 물론 "You are welcome."

앞집 문제까지 해결했지만  문제는 3단계  우리 집 스노뱅크....
이건 언제 다 치우지..ㅠㅠ
그런데 이건 뭐???
부탁도 안했는데 옆집 눈을 치우던 차가 우리 집 스노뱅크를 치워주는게 아닌가?
포크레인 삽으로 쓱쓱~~ 두 세번 긁어내니 말끔하게 ...
그리고 엄지 척!!! 해주고 가는 아저씨!!!

아마 차 빼는거 도와주는걸 다 봐서 내가 착한 사람인걸 알았나?( 자화자찬)
아님 이뻐서? (세수도 안하고 나갔는데)
쬐끄만 아줌마가 불쌍해서?(이건 너무 슬픔)

아무튼.... 아저씨 덕분에 3단계 제일 어려운 눈치우기 해결.

저 차가 내가 도와 준 차.
그리고 깨끗해진 우리 집 드라이브웨이.

밤새 눈보라는 무서웠지만 따뜻한 정을 나눈 아침이었다.

여러분~~ 착한 일을 하면 복을 받습니다.
어쩜 착한 일을 하는 동시에 바로 받기도 한답니다. ~~

이게 캐나다 겨울 아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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