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난 손재주가 없다. 같은 자매이지만 동생은 바느질을 잘해서 옷도 잘 고치고, 수도 예쁘게 놓고, 퀼트도 잘하는데.... 난 단추 하나 다는것도 깔끔하게 되지 않는다. 뜨개질도 마찬가지... 패턴 있는것은 복잡해서 엄두도 나지않고 그냥 오직 이렇게 겉뜨기로만.... 근데 남편을 위해 목도리를 떴다는거!!! 넥튜브... 그냥 목에 끼는 짧은 목도리. 젤 쉬운 기초 중에 기초.ㅎㅎㅎ 그래도 오늘 산책을 나갈 때 두르고 나갔는데 날씨가 추워서 제 역할을 한 것으로 같다. 한국 걱정 땜에 마음 어수선한 남편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기를 바란다. 갑자기 웬 현모양처??? 이게 내 본모습이 아닌데....
등잔 밑이 어둡다고..... 집 가까이에 있는 트레일 코스를 이제야 알게되었다. 이 곳은 늪지에 형성 된 지질학적으로 가치가 있는 곳이란다. 관리가 잘 되어있고 사람들도 많다... 이 정도면 많은거. 본격 습지 지역은 데크로 길을 만들어 놓았는데... 노랗게 변한 나무들과 이끼가 깔린 땅, 자잘한 나무들이 아주 아름다웠다. 나뭇잎 덮인 숲 속의 길도 좋고... 그리고.. 다음 날... 밤 새 눈이 오고 , 아침엔 날이 풀리면서 좀 녹았기에 다시 가보니... 어제의 그 길... 사람들이 나와서 새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난 석모도의 새우깡 받아먹던 갈매기가 생각났다. 먹이를 주면 새가 인간에게 길들여질텐데.... 저 사람들 손 위에서 해바라기씨를 받아 먹고... 이 새는 우리가 뭐를 주나? 싶어서 이렇게..
단풍이 유명한 캐나다. 정말 멋있는 국립공원이 있다는데 아쉽게도 가지는 못했다. 다음에 가는걸로..... 글쎄...뭐 동네에서도 단풍 구경을 쉽게 할 수 있는데 멀리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 (그래도 언젠가 가보기는 해야지....) 동네 단풍들이다... 저건...10월 초... 하루가 다르게 물드더니.. 파란 하늘과 잘 어울리는 노란 단풍잎. 그리고... 동네 가까운 숲 속 길... 바로 어제 모습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발밑에서 서걱이는 나뭇잎 소리... 평소에 잊고지낸... 그야말로 자연의 속삭임이다. 이렇게 가을이 가고있다.
별다른 큰 뉴스 없이 조용한 오타와였는데 지난 주 금요일엔 토네이도 때문에 뉴스의 초점이 되었다. 오타와 그리고 강 건너 개티뉴에 토네이도가 와서 피해가 컸다. 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집이 부서지고 송전탑들이 넘어져서 정전이 되었다. 우리 동네도 24 시간 정전... 다행히 물은 나오니까 휴대용버너를 이용해 식사는 해결할 수 있었다. 토요일 한글학교 수업도 취소되었고 월요일에는 관공서와 학교도 임시휴교. 자연재해 앞에서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작은 존재....인간의 연약함도 보았지만 신호등 꺼진 교차로에 교통경찰 한 명 없어도 차근차근 지나가는 차들을 보면서 인간의 다른 강인한 면도 볼 수 있었던 주말이었다. 오늘은 동네 인근의 쓰러진 나무를 정리하는 분들을 보았고.... 토네이도로 인한 피해복구가 잘 ..
이젠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왔다. 지난 겨울 이후론 계절이 지나는게 새삼스럽게 .....더 예민하게 느껴진다. 우리 집 꽃밭엔 코스모스가 한창이다. 너무 잘 자라서 꽃이 피지않는 것들은 뽑았다. ... 남편이 꽃이 안핀 것은 남자코스모스라며 인정사정 없이 뽑았는데 ... 코스모스가 은행나무도 아니고? 남.여가 다른 (자웅이주) 식물이었나??? 일 년생인 채송화도 곱다. 채송화 씨앗은 글쓰기의 마침표 보다도 작은 크기인것 같은데 그 작은 씨앗에서 이렇게 많은 꽃들이 핀다. 화분에 있던 것을 옮겨 심은 수국. 이제부터 실내가 아닌 밖의 생활에 적응해야하는데... 올 겨울에 죽지말고 잘 살기를 바랄뿐이다. ( 현실은 이제 냉혹하단다...ㅠㅠ) 이제 넘치도록 커버린 나팔꽃.아마도 씨앗이 한 말은 나올듯.......
여름 훈련을 마친 아들의 방학이 끝났다. 훈련 가기 전에 일주일, 그리고 훈련 마치고 일주일... 그게 여름 방학이었다. 그래도 11주 여름훈련 받을 동안 집에 세 번이나 다녀갔으니 아쉬울 것 같지는 않다. 훈련이 힘들었다고 하지만 한국 군인들의 훈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듯. 마지막 숲에서 야영하며 받은 훈련 정도가 고생이었을까? 물론 아들의 발에 물집과 굳은살도 생겼지만 한국인 부모한테 그런 정도는 당연한 것으로 .... 아들이 다니는 사관학교는 일반 대학보다 개학이 빠르다. 다시 기숙사도 배정 받고 수업 전에 기본 준비를 한단다.짐이 많다~~~ 신입생으로 입학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 지나고 이제 3학년이 된다니 마음이 이상하다. 마음엔 아직 어린 아들 같은데.... 그래도 의젓한 모습도..
캐나다에 산다고 현지인 친구를 만들기는 쉽지않다. 동서양 상관없이 모두 친구를 사귀는데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실 캐네디언 친구가 많지 않다. 이 분은 처음 캐나다 살 때 이웃이었는데 어린 우리 아이들을 이뻐해주고 이런저런 관심과 도움을 주신 분이다. 여름엔 우리 가족과 함께 다른 한국인 가족을 본인의 샬레에 초대해 준다. 그리고 연말에는 내가 이 분들을 초대해서 저녁을 함께 먹는다. 올 여름에도 샬레에 놀러 오라고... 마침 아들도 훈련 끝나고 왔기에 함께 갔다. 아들이 운전하고.... 1시간 정도 가는 거리이고 강 건너 퀘벡인데 아들이 오가는 길 모두 운전을 했다. 샬레에서 보는 마을의 풍경이 전형적인 퀘벡 시골 마을의 모습이란다. 마을 가운데 교회(성당)가 있고, 몇 몇 상점이 있는....
'갈등'이란 말이 칡넝쿨과 등나무의 얽힌데서 온 말이라던데... 그 갈등 못지않게 얽히고 꼬인게 있으니 바로 나팔꽃이다. 아는 분께 받은 나팔꽃 씨앗을 뿌렸는데 너무 잘 자란다. 꽃도 별로 피지않고 다른 나무를 못 자라게 방해하니 얼른 뽑아버리라는 남편의 말에...그래도 이렇게 자라는데 어떻게 뽑아? 불쌍하게... 근데.. 옆에 채소가 누렇게 되는것을 보니 아마 얘들이 양분을 다 가져가는것 같다. 그래도 뽑기엔 늦었다. 처음엔 줄 하나만 매주었는데 감고 올라오고 더 이상 감을것이 없으니까 자기네 덩쿨끼리 서로 감아 올린다. 참 놀라운 생명력. 거기에 비하면 노래 가사처럼 "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고마는 나팔꽃처럼 짧은 사랑아~~ 속절없는 사랑아~~"🎶🎵 그 노래 가사가 맞다. 정말 꽃은 금방 지고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