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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만족/보다

Roma 로마 ....영화

오타와케이트 2019. 2. 20. 00:40

첫 장면부터 뭔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타일 위 물거품들..... 그 물거품을 씻어내는 물, 시간이 지날수록 더러워지는 물과 떠가는 비행기. 모든 것들이  모자이크 타일 위에서 벌써 많은 얘기를 하고 있었다.

내용은 멕시코의 백인 가정에서 일하고 있는 원주민 소녀 Cleo의 이야기이다.
아직도 반복되고 있는 원주민과 이주민의 대비되는 삶, 멕시코의 정치적 격동기, 남자들의 허위의식과 오롯이 자기 삶을 찾아가야만하는 여자들...

화면에서 보여주는 많은 비유와 상징들이 영화의 주제를 자연스럽게 기억하게 해준다.
새장 속 새들, 치워도 치워도 또 쌓이는 개똥, 파티를 주최한 집의 박재된 동물들, 축복했지만 깨진 잔,  남자친구를 찾아가는 온통 진흙투성이의 길, 넘실대는 파도....
이것들은 모두 주인공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보여준다.

그러나 갇혔음에도 아름다운 새소리와 일하면서 듣는 라디오의 흥겨운 노래, 훈련장에서 혼자 꼿꼿이 서있는 모습, 밖의 시위대와 병원에 넘쳐나는 임산부들, 진흙탕에서 우주영화를 흉내내고 노는 아이들, 그리고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수영을 못하는데도 과감히 파도속을 헤쳐나가는 모습!
물론 이런 장면들은 도전과 주체적 삶, 희망 등을 상징하겠지.

비극적인 삶이지만 결국 서로 가까이 있음으로  극복하고 그렇게...서로 함께가는 삶이라는 것.
자신의 삶을 살아감에 회피하거나 허세를 부리는 남자들과 다르게 담담히 자신의 삶을 헤쳐나가는 주인공. 그리고 그녀의 순수한 눈빛과 표정.

항상 어려움 속에서도 이렇게 당당하게 삶을 살아가는 이들로 인해 우리도 좀 더 힘을 내서 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훈련장 장면에서 또렷하게 들린 한국어 "차렷 !"
그 말처럼... 좀 더 긴장하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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