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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만족/보다

가버나움 ....영화

오타와케이트 2019. 2. 15. 00:20
캐나다에 살면서 많이 만나는 중동 사람들.
처음 동네 친구로 만난 압둘라. 어린 아이인데도 간식 먹을 때 돼지고기가 들어간거냐고 물어서 나를 놀라게 했는데
(군만두의 고소한 냄새를 참으면서 안 먹는 종교적 신념) 우리 아들에게 나쁜 말과 행동을 가르치는 바람에 못 놀게했지. 그래도 그 동네에서 이사할 때 쓰지않게 된 쇼파와 침대보, 이불 등을 주고왔다. 아프카니스탄에서 왔다던가...

그 다음엔 이사한 바로 옆집 사우디 의사집. 캐나다병원에 교환의사....무슨 트레이닝 이런 프로그램으로 온건데 의사라서 역시 매너도 좋고 점잖은 사람들이었다. 아들 셋에 막내는 딸.
부인은 엄청 상냥하고 집에서는 히잡을 벗고 있는데 히잡을 벗으면 정말 훨씬 더 매력적이고 아름다웠다.

그리고 최근엔 교회 난민 지원 프로그램으로 만난 시리아에서 온 알카심 가족들. 알카심네는 아들 셋에 오자마자 또 낳아서 아들만 넷. 도움을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또 미안해하지 않고 당당하게 필요한건 다 말하는 스타일....(아이들이 기본이 네 명?)


며칠 전엔 작은 모임에서 만난 아프카니스탄에서 온 아줌마가 자기 아들이 두번이나 가슴에 수술을 받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모두들 지금은 괜찮으니까 다행이라며 위로해 주고....

난 가버나움 영화를 이야기해주며 우리 모두가 안전한 상황에 있고 그래서 이런 행복을 누릴 수 있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알게 되었다고 말해줬다.

그리고 한국이 전쟁을 한 분단국가이지만 나 역시 전쟁을 겪지 않았고, 우리 아이들 역시 무사히 성인이 되었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감사했다.

영화에서는 많은 다른  종류의 부모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들에게 헌신적으로 모든 것을 거는 우리네와는 달리 영화 속 부모는 그저 아이들을 낳기만할 뿐, 출생신고 조차 하지 않는다.
그런가하면 불법체류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아이를 끝까지 책임지는 엄마도 나온다.

그 와중에도 위조서류와 불법으로 돈을 버는 사람, 매매혼, 감옥에 와서 위문하는 종교인들, 저마다의  종교의식을 가지는 죄수들......과연 그곳에 '신의 은총'이 있는 것일까?

영화를 보고나서 마음이 무겁고 불편한 것은 인류애를 말하기 전에 ....너무나 다른 문화와 그들에 대한 경험(부정적인 것 포함)을 가졌기 때문인것 같다.
그럼에도 가슴에 깊은 여운을 주는 그 소년의 눈동자는 쉽게 잊혀질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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