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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만족/보다

역사의 미술관

오타와케이트 2019. 2. 3. 04:44


우리의 옛그림이 '자연의 소요'를 그린 그림이라면 서양의 옛그림은 '인간의 역주'를 그린 그림이라고 .....

이렇게 동,서양의 관심사가 크게 달랐다고 지은이는 전제하고 시작한다.

서양의 역사화는 주로 신화적, 역사적 영웅들과 그 사건을 다룬 그림들이기에 역사적 지식이 필요하고 

그 장면을 통해 말하고 싶은 시대 정신과 감성도 이해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서양화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그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관심을 갖게 된 화가 자크 루이 다비드.

프랑스 혁명의 역사적 변혁기에 신화 속의 인물들 뿐 아니라 

우리에게 친숙한 동아출판사 완전정복 표지에 있었던 나폴레옹의 그림, 

유명한 나폴레옹의 대관식, 무섭다기 보다 비장한 느낌까지 들었던 '마라의 죽음' 등

다비드의 그림은 그 자체로  시대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다비드가 살았던 시대 (1748~1825)가 너무나 정확하게 김홍도(1745~?)와 신윤복(1758~?)이 살았던 

때와 일치한다. 

다비드가 프랑스혁명과 계몽주의를 반영하고 나폴레옹의 모습을 그렸다면 

김홍도와 신윤복 역시 실학사상으로 변하고 있는 사회의 모습과 사회 개혁에 누구보다 앞장선 임금 

정조의 모습을 그린 화가가 아닌가?

물론 다비드는 최고 권력자들, 큰 역사적 사건에 관심을 두었던 반면 우리네 화가들은 그저 삶의 현장에 있는 

소박한 백성의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는 차이는 있다. 

그러나 궁정화가였던 다비드나 도화서의 화원이었던 김홍도, 신윤복이나 뜨거운 마음으로 시대를 담은 그림을 

그린 것은 본질적으로 같다고 생각한다.


동쪽 끝 조선과 유럽의 한 가운데 있는 프랑스라는 먼 공간적 차이는 있었지만 

어쩌면 그 시대는 정치적, 사상적, 예술적으로 시대를 아우르는 거대한 흐름을 공유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든다. 

참으로 가슴 뜨거운 시대의 변화였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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