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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근사한 문장을 통째로 쪼아 사탕처럼 빨아 먹고 작은 잔에 든 리큐어처럼 홀짝대며 음미한다.
사상이 내 안에 알콜처럼 녹아들 때까지.
문장은 천천히 스며들어 나의 뇌와 심장을 적실뿐 아니라 혈관 깊숙이 모세혈관까지
비집고 들어온다." (p.10)
- " 나를 위한 미사인 독서의식을 행하고~~"(p. 14)

뭔가 독특한 분위기의 이 소설은 시작부터 가슴을 울리는 구절들이 많았다.
폐지 속에서 보석 같은 책을 발견하고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주인공.
결국 자신의 삶을 그 책들 속으로 던지는 결말. 일종의 물아일체?
아니면 헤겔식의 정반합?

동서양의 철학과 종교까지 포괄하여 삶과 사랑... 아니 인간 존재의 모습을 너무나 색다른 모습으로 보여준다.

그 동안 난 어떤 독서를 했던가?
"미사"에 이를 정도로 진지하게?
혹은 "모세혈관"까지 문장이 스며들도록
집중해서?

가슴은커녕 눈앞에 그저 스치는 글자들로,
잠깐 마음에 넣었지만 흔적없이 사라지는 감정들로....
그냥 맹목적이고 잡식성인 ...

의미없는 나의 독서를 부끄럽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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